공사대금 잔금을 준공 후 주기로 했다면 조건인가요, 기한인가요?
공사대금 잔금을 준공이나 가동 시작 같은 일이 생겼을 때 주기로 했다면, 그 문구가 정지조건(그 일이 이루어져야 비로소 효력이 생기는 조건)인지 불확정기한(그 일이 일어났든 일어나지 않기로 확정됐든 결국 이행해야 하는 때)인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문구만 보지 않고 계약을 맺은 경위와 목적까지 함께 살폈습니다. 조건이라면 이루어졌다는 점은 대금을 받으려는 쪽이 증명해야 합니다.
- 글
- 리걸콤파스 편집 · AI 작성, 조문 번호·숫자는 법제처 원문과 대조
- 근거
- 판례 3건(2023. 6. 29. ~ 2025. 3. 27. 선고)
- 확인
- · 출처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실제 있었던 일
판결이 밝힌 사실폐기물처리시설을 운영하는 회사는 악취 문제로 행정처분을 거듭 받은 뒤, 영업정지 기간 중에 악취제거설비를 개선하는 공사 계약을 업체와 맺었습니다. 잔금은 준공과 상업운전 가동이 시작되었을 때 주기로 했습니다. 공사가 끝나고 시설을 가동하자 지방자치단체의 검사에서 악취가 허용기준을 크게 넘었고, 회사는 설비를 철거해 다른 업체에 다시 시공시켰습니다. 대법원은 잔금 지급 문구를 정지조건으로 보고 그 조건이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하여, 잔금 지급을 명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돌려보냈습니다.
대법원 2024. 9. 13. 선고 2024다203181 판결 · 판례 보기
지금 해야 할 것
아래 판례·조문 근거계약서 문구를 볼 때
- 잔금이나 공사대금을 언제 준다고 적었는지 문구를 그대로 찾아 두세요. 어떤 일이 생겼을 때 준다고 했는지가 출발점입니다.
- 그 일이 일어나지 않으면 돈을 내지 않아도 되는 약속인지, 일어나지 않기로 확정돼도 결국 내야 하는 약속인지 나누어 생각해 보세요.
- 대법원은 앞의 경우를 조건으로, 뒤의 경우를 불확정기한으로 보았습니다.
계약 맺은 경위를 모을 때
- 이 계약을 왜 맺었는지, 그 일이 생기는 것을 양쪽이 얼마나 중요하게 여겼는지 보여 주는 메시지와 메모를 모아 두세요.
- 한 사건에서는 행정처분을 받은 회사가 법령 기준을 맞추려고 맺은 공사라는 점이 잔금 문구를 해석하는 근거가 되었습니다.
공사를 마치고 청구할 때
- 설비를 만들어 설치하는 제작물공급계약에서 보수를 청구하는 쪽은 마지막 공정을 끝냈다는 점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습니다.
- 주요 구조 부분이 약정대로 시공되어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성능을 갖추었다는 점까지 보여 주는 측정·검사 자료를 챙기세요.
대금을 내는 쪽이라면
- 약속한 기준에 미달한다는 측정 결과나 검사 기록, 다른 업체가 다시 시공한 내역 같은 자료를 모아 두세요.
- 한 사건에서는 공사 뒤 측정 결과가 허용기준을 크게 넘은 점이 조건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판단에 쓰였습니다.
서명이나 확인이 필요할 때
- 확인서에 서명한 날을 지급 시기로 정했다면, 서명해 주지 않는 상대방의 사정과 물품이 계약대로 인도되었는지를 함께 정리하세요.
- 한 국제 거래 사건에서는 서명이 없어도 물품이 요구되는 성능을 갖추고 시운전을 이행했다면 지급 시기가 왔다고 보았습니다.
다툼이 길어질 것 같을 때
- 문구가 조건인지 기한인지는 사건마다 다르게 판단될 수 있으니, 계약서와 자료를 들고 변호사와 상담해 보세요.
흔한 실수
판례·조문 근거준공이라는 말이 있으니 기한이라고 단정하기
대법원은 표시된 일이 일어나지 않으면 이행하지 않아도 된다고 볼 만하면 조건으로, 일어나지 않기로 확정돼도 이행해야 한다고 볼 만하면 불확정기한으로 봅니다. 한 사건에서는 준공과 가동 시작 문구를 정지조건으로 보았습니다.
공사만 끝나면 보수를 받을 수 있다고 믿기
제작물공급계약에서 보수를 청구하려면 정해진 마지막 공정을 끝낸 것에 더해, 주요 구조 부분이 약정대로 시공되어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성능을 갖추었다는 점까지 주장하고 증명해야 한다고 대법원은 봅니다.
며칠 가동했으니 조건도 이루어졌다고 보기
한 사건에서 발주 회사가 설비를 며칠 가동했지만, 대법원은 기준을 갖춘 정상 상태인지 확인하는 과정에 불과하다고 보아 상업운전 가동의 시작이 있었다고 보기는 매우 어렵다고 했습니다.
서명을 안 해 주면 대금을 안 내도 된다고 믿기
한 국제 거래 사건에서 대법원은 시운전 완료확인서에 서명한 날을 지급 시기로 정했더라도, 서명 여부를 상대방이 마음대로 정해 지급 여부와 시기를 좌우하게 하는 약정으로 해석할 수는 없다고 보았습니다.
판례가 말하는 것
출처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대법원 2024. 9. 13. 선고 2024다203181 판결판례 보기법제처 원문 ↗
공사대금
악취제거설비 공사의 잔금을 준공과 상업운전 가동이 시작되었을 때 주기로 한 사건입니다. 원심은 불확정기한이 이미 도래했다고 보았지만, 대법원은 표시된 일이 일어나지 않으면 이행하지 않아도 된다고 볼 만한 경우에는 조건으로 본다는 기준을 들었습니다. 양쪽이 법령 기준을 맞추는 것을 계약의 중요한 목적으로 삼았다는 점, 공사 뒤 측정에서 기준을 크게 넘었다는 점, 며칠 가동한 것은 정상 상태인지 확인하는 과정에 불과하다는 점을 살펴 정지조건이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고, 원심판결은 파기되어 돌려보내졌습니다.
그래서잔금 조건 문구는 글자만이 아니라 계약을 맺은 경위와 목적까지 함께 보고 해석될 수 있으니, 그 자료를 미리 챙겨 두어야 합니다.
대법원 2023. 6. 29. 선고 2023다221830 판결판례 보기법제처 원문 ↗
공사대금
건축사업에서 시공사가 받을 공사비 가운데 나머지는 맨 뒤 순위로 두어, 앞선 우선수익자의 대출 원리금 상환과 신탁 사무 비용 정산이 끝난 뒤 신탁재산 범위 안에서 지급하기로 약정되어 있었습니다. 그 공사 일부를 하도급받은 업체가 건물 완공 후 일정 기간이 지났다며 신탁업자에게 대금을 직접 지급하라고 요청했습니다. 원심은 이 자금집행순서를 불확정기한으로 보았지만, 대법원은 약정의 문언과 동기, 목적을 고려해 정지조건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했습니다. 조건이 이루어졌다는 증명도 대금을 받으려는 하도급업체가 해야 한다고 보아, 신탁업자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돌려보냈습니다.
그래서지급 순서나 선행 정산을 앞세운 문구는 기간이 지났다고 해서 곧바로 기한이 된다고 할 수 없고, 약정의 동기와 목적에 따라 조건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25. 3. 27. 선고 2021다242185 판결판례 보기법제처 원문 ↗
물품대금[국제물품매매계약에 관한 국제연합 협약에 대한 법원의 직권조사 의무 및 협약상 흠결 보충방법과 흠결의 존부가 문제된 사건]
대한민국 회사가 러시아 회사에 조립설비를 공급했지만 대금 일부를 받지 못하자, 첫 분할 지급 시기를 시운전 완료확인서에 서명한 날로 정했습니다. 그런데 상대 회사는 설비에 하자가 있다며 확인서에 서명하지 않고 지급 시기도 오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대법원은 두 나라가 가입한 국제물품매매협약이 먼저 적용되는 거래라고 본 뒤, 계약의 목적과 경위를 종합하면 매도인이 계약에서 정한 성능의 물품을 인도하고 시운전으로 확인받으면 매수인이 대금을 낸다는 뜻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했습니다. 서명을 상대 회사가 마음대로 정해 지급을 좌우하게 하는 약정으로 볼 수는 없다며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그래서확인서 서명 같은 문구가 있어도 계약의 목적과 경위에 따라 상대방이 마음대로 지급을 미룰 수 없다고 해석될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조건과 불확정기한은 무엇이 다른가요?
대법원은 표시된 일이 일어나지 않으면 채무를 이행하지 않아도 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면 조건으로, 그 일이 일어난 때는 물론 일어나지 않기로 확정된 때에도 이행해야 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면 불확정기한으로 봅니다. 정지조건이면 조건이 이루어진 때부터 효력이 생깁니다.
문구가 애매하면 어떻게 해석하나요?
법률행위의 내용, 그것이 이루어진 동기와 경위, 달성하려는 목적,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등을 종합해 논리와 경험칙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한다고 대법원은 보았습니다. 계약서 글자뿐 아니라 맺은 경위를 보여 주는 자료도 중요합니다.
조건이 이루어졌다는 것은 누가 증명하나요?
정지조건이 붙은 법률행위에서 조건이 이루어졌다는 사실은 그 조건에 따라 권리를 얻으려는 쪽이 증명해야 한다고 대법원은 보았습니다. 대금을 받으려는 쪽이 준비해야 할 부분입니다. 다만 사건마다 결론이 다를 수 있습니다.
하도급업체가 대금을 직접 달라고 하면 발주자는 항변할 수 없나요?
발주자, 원사업자, 하도급업체가 직접 지급에 합의해 직접 지급청구권이 생긴 경우, 발주자는 그 청구권이 생기기 전에 원사업자에게 대항할 수 있던 사유로 하도급업체에도 대항할 수 있는 것이 원칙이라고 대법원은 보았습니다. 한 사건에서는 신탁자금 집행순서 약정을 이유로 대항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청구권이 생긴 뒤 원사업자에게 생긴 사유로는 원칙적으로 대항할 수 없습니다.
상대방이 확인서에 서명하지 않으면 지급 시기는 오지 않나요?
한 국제물품매매 사건에서 대법원은 시운전 완료확인서에 서명한 날을 첫 지급 시기로 정했더라도, 서명을 상대방이 마음대로 정해 지급 여부와 시기를 좌우하게 하는 약정으로 볼 수는 없다고 했습니다. 물품이 계약과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성능을 갖추고 설치와 시운전을 이행했다면 지급 시기가 왔다고 본 사례입니다. 계약 내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문구와 경위를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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